"기쁨아, 교실에서 친구들이랑 술래놀이하면 안되지.", "기쁨아, 발표할 때는 친구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해야지.", "8x8=63이 아니라, 64야. 구구단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거야."

지난 달부터 유난히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지적을 많이 받았던 기쁨이랑 새로운 관계 형성을 위한 미팅 기회를 만들었다.

북구청에서 열리고 있는 국화전시회에 함께 다녀오기로 하였다. 기쁨이에게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국화사진을 찍어와 반 친구들에게 통합교과 [가을2] 시간에 보여주도록 과업을 주었다. 

 

 

유난히도 청명한 가을 햇살 아래에서 예쁜 꽃들을 바라보노라니 마음이 스르르 열렸다.

"기쁨아, 요즘 자꾸 선생님에게 지적당하는 말을 들으니까 학교 생활이 재미없지? 힘들지?"

"요즘 공부하기가 싫어요. 특히 수학 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힘들어요."

기쁨이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주어 너무 반가웠다.

"구구단이 어려워?"

"아니요. 길이재기를 잘 모르겠어요."

 

기쁨이의 속내를 읽었으니, 이제는 내 차례다.

"그랬구나. 걱정 마. 선생님이 있으니까."

 

 

 

이제부터는 만사형통이다.

기쁨이가 즐거움에 깔깔거린다.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과업을 호호거리며 해결한다. 한참 지나더니 덥다고 한다.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와 과자 한 봉지를 사 줬더니 기쁨이가 스스로 내게 말한다.

"선생님, 저 이제 수학 공부 열심히 할께요."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다음 월요일에는 기쁨이가 찍은 꽃사진을 반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꼭 주어야겠다. 아마 기쁨이가 더 행복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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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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