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일기 둘

어깨 동무 내 동무 

819일 월요일 오전 10,

여름 더위가 무섭던 날 한 가운데에서 우리는 만나기로 했어요. 희망이 4명과 그들 각자가 가장 친해지고 싶다고 고백한 4명 그리고 나. 우리는 학교 강당에서 만났어요. 다행히 희망교실 운영에 적극 찬성해 주시는 교장 선생님의 배려로 에너지 절약을 전 국민에게 호소하고 있는 중에도 강당에는 에어컨을 켤 수 있었어요. 고마운 일이지요. 아이들과 마냥 놀고 싶었어요.

희망이 네 명은 한 학기 동안 자유놀이 시간에 전혀 친구들 속에 섞이지 못해서 빙빙 겉돌았어요. 놀고 싶은 마음은 눈에 가득한데 표현을 못 하고, 마음 착한 친구들이 같이 놀자고 말하면 괜히 신경질을 부리며 혼자 복도로 나가 버리곤 했어요. 그런 녀석들이 730일 서점나들이를 다녀온 후로 이 만남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저는 오늘 놀이의 계획을 미리 세웠어요. 학교에 먼저 가서 미몽이 풍선 놀이, 장작 윷놀이, 피구공을 준비해 두었어요. 끝나면 함께 갈 햄버거 가게에 예약도 해 두었어요. 시원한 얼음물과 아이스크림도 준비해서 교감실 냉장고에 넣어 두었어요.팀을 나누기로 했어요. 사랑팀, 우정팀! 진 팀이 업고 한 바퀴 돌기로 벌칙도 정했어요.

미몽이 풍선 놀이를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 웃음을 얼굴 한 가득 머금은 아이들을 보는 일을 정말 행복한 일이었어요. 미몽이 풍선 놀이에서는 사랑팀이 이겼어요.

 

다음은 피구 경기, 그냥 피구가 아니라 대왕피구였어요. 대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는 녀석들이 대견하더군요. 아이들은 피구를 가장 좋아했어요. 이 경기에서는 우정팀이 이겼어요. 그리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었지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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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을 지켜라! 

내 한 몸 희생하여.... 

아이스크림이 최고야! 


다음 준비한 것은 장작 윷놀이였는데 아이들이 마구마구 움직이고 싶어해서 경기를 바꾸었어요. 얼음 땡 놀이! 쉼 없이 달려 다니는 아이들은 1학기 내내 놀 줄 몰라하던 그 녀석들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즐거워했어요.

정리 경기로 한 신발 멀리차기에서 가장 말 없이 외로움을 탔던 호준이가 1등을 했을 때, 나머지 아이들 모두가 크게 환호성을 지르며 호준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좋아해 주었어요. 끝나고 손에 손잡고 학교앞 햄버거 가게에 가서 맛있게 먹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선생님, 진짜 재미있었어요.”, “선생님, 친구들이랑 같이 노니까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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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홈런왕! 

햄버거 가게에서 

사랑하는 희망이들 


요즘 아이들은 놀기 싫어서 스마트폰 게임만 하고 텔레비전만 보는 것이 아니란 것을 우리 선생님들 모두는 알고 있지요. 놀 친구가 없고, 놀 기회가 없고, 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겠지요. 항상 과밀 학급이라서 무엇을 하기 어렵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마음만 있다면 작은 모둠을 만들어서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깨달은 날이었어요.

 

어렸을 때 친구들, 어깨동무 내 동무가 그리운 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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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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